[역경의 열매] 신용원 (6) “기도로 1등 하겠습니다” 34세에 신학대 입학

“목회의 길·섬길 이를 가르쳐주세요” 하루 3∼4시간 자며 2시간 이상 기도

입력 2015-04-20 00:09
[역경의 열매] 신용원 (6) “기도로 1등 하겠습니다” 34세에 신학대 입학 기사의 사진
개혁신학대학원대학교 졸업식에서 신용원 목사(왼쪽)의 모습. 신 목사는 “신학생 시절 금식기도를 하는 가운데 성령이 임하셔서 현재 사역에 대한 단초를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열정이 끓어올랐다. 하나님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신학을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귀결됐다.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살아온 삶을 봐온 이들로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마약에 찌들어 살았고, 폭력배 등으로 타락한 생활을 일삼아 오지 않았던가. 계속 희죽희죽 웃었고, 틈만 나면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너무 변한 내 모습에 정신이 나갔다는 말을 했다. 형제 중에는 나를 보고 악귀에 씌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친구들도 내가 실성했다고 했다. 어떤 친구들은 내가 이런저런 사업을 하다가 마약 탓에 다 망가져서 이제 종교사업에 손을 대려고 한다 했다. 사이비 교주가 되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용원이 네가 신학교 가서 목사를 하면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 결심은 바뀌지 않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개혁신학대학원대학교를 무작정 찾아갔다. 입학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보를 얻고 준비를 시작했다. 내 나이 34살.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대학공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였지만 내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입학을 했지만 수업과정을 따라가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살다가 왔는데 무엇을 알 수 있었겠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신앙은 매우 순수한 상태였다. 방탕하게 살다가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외모만 보고 학교의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그래서 학교에 가면 사람들하고 부딪히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다. 학교 끝나고, 노방전도하고 산에 기도를 하러 갔다가 바로 집에 갔다. 당시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했다. “하나님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로 1등을 할 수는 없겠지만 기도로는 1등을 하겠습니다.”

한번 기도를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무조건 2시간 이상은 지속했다. 잠을 3∼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 새벽기도, 산기도 등 할 수 있는 한 무조건 기도를 했다. 당시의 영적 갈급함은 너무도 심했다. 내가 어떤 전도자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 때 처음으로 21일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당시의 기도 제목은 단순했다. “내가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십시오.” 정확한 소명을 알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한국 땅에 수만명의 목회자들이 있는데 그중에 내가 어떤 목회자가 되어야 할지 너무도 궁금했다. 내가 섬길 이들이 누구일지 고민했다. 당시 생각한 대상은 청소년이었다. 나의 일탈이 시작된 것이 청소년기였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와 같이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친구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금식기도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 신학교의 선배와 동기들을 보면 모두가 “예수님 닮기 원한다”고 기도를 했다. 그 기도가 너무 추상적이라 생각했다. 나도 예수님을 닮고 싶은데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와 닿지가 않았다. 그래서 답을 찾으려 했다.

금식기도 중에 성령께서 임하셔서 응답하셨다. “용원아 내가 고아와 과부와 병든 자들과 같이 먹고 마시지 않았느냐.” 그 음성을 듣고 정말 많이 울었다. 하지만 고아와 과부, 병든 자같이 소외된 이웃이 너무도 많은데 누구를 돌보고 복음을 전해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데 금식기도가 끝나고 내려오는 날 거짓말같이 마약퇴치운동본부라는 기관에서 연락이 왔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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