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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10.09.17) 마약전과자 사업장 보리떡 다섯개

소나사 2012. 3. 9. 21:51

[일자리 UP 희망 UP] 마약전과자 사업장 ‘보리떡 다섯개’

마약 유혹 떨치고 자활의지 키우고

16일 인천 남동공단 제2공구상가 옆에 자리 잡은 떡 제조 공장인 ‘보리떡 다섯개’. 특이한 과거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추석을 맞아 주문이 밀려든 물량을 대느라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 ‘보리떡 다섯 개’ 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이 떡을 만드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4명은 모두 마약복용 혐의로 복역하다 출소한 30·40대로 10년 이상씩 마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1998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를 돌며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는 신용원(46) 목사와의 인연으로 이곳에 몸담게 됐다. 신 목사는 2002년 국내 유일의 마약치료·재활공동체인 ‘소망을 만드는 사람들’(인천 구월4동)을 만든 뒤 자활사업장 차원에서 떡공장을 설립했다.

신 목사 역시 지난날 심각한 마약 중독자였다. 17살부터 본드, 대마초, 히로뽕 등 각종 마약을 복용하다 34살에 마약을 끊고 1996년 신학교에 입학했다. 2002년 목사로 임직한 신 목사가 뛰어든 분야는 마약중독자 자활사업이었다. 자신이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심한 마약 중독 후유증을 앓았기에 신 목사의 상담은 누구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2008년 전국떡품평회서 1등

신 목사가 떡공장을 세운 것은 마약사범 자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계수단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마약사범은 출소 후 취업이 다른 전과자들보다도 어렵기 때문에 중간상·소매상 등으로 마약 유통에 종사하고, 다시 자연스럽게 마약에 손을 댄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마약사범에게는 약물치료보다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떡공장에서 일하는 지난날의 마약사범들은 기숙사에 함께 살며 재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공장 업무가 끝난 뒤에는 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낸다. 다섯 차례나 교도소를 드나들다 지난해 이곳에 온 서모(42)씨는 “마약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납품… 2명은 떡가게 차려

직원들이 만든 영양찰떡·가래떡·백설기 등 13종의 떡은 인천지역 대형 마트 4곳에 납품된다. 신선한 떡을 내놓기 위해 직원들은 오전 5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떡 만드는 공정은 마약을 복용하기 전에 떡 제조 기술자였던 신동우(43)씨가 총괄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떡은 2008년 전국떡품평회에서 1등을 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는다.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2명은 올해 초 자립해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떡가게를 차렸다. 오갈 데 없던 마약사범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것을 바탕으로 나아가 창업까지 성공한 케이스다. 신 목사는 “정부 및 우리 사회가 마약사범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하면 마약으로 인한 폐해를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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