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신용원 (12·끝) “마약 극복, 우리는 주님 은혜 받은 사람입니다”

직업재활·영적훈련 통해 중독 치유, 중독자들의 가로정비사업 큰 호응

입력 2015-04-28 00:26
[역경의 열매] 신용원 (12·끝) “마약 극복, 우리는 주님 은혜 받은 사람입니다” 기사의 사진
신용원 목사(오른쪽)와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 공동체’ 가족들의 모습. 신 목사는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예배하고, 일하며 서로의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 공동체는 마약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영적치료와 가족치료, 직업재활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중독자의 환경과 영성변화를 추구하고 결과적으로 진정한 회복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지한다. 구성원들은 수평적 조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친구가 된다.

영적치료의 핵심은 기독교 신앙생활을 통해 위대하신 하나님의 힘에 의한 영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매주 두 차례의 예배를 통해 회복을 돕고 본인이 희망하면 매일 일과가 끝난 후에도 영적 훈련 시간을 갖는다. 영적훈련을 통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마약의 위험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마약중독자들에게 가족과의 관계 회복은 중요한 치료과업 중 하나다. 치료 과정에 그들의 가족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정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동병상련이어서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는 중독자들의 재활을 위한 든든한 지지망이 된다. 중독자와 배우자, 자녀들이 함께 모여 야유회와 체육대회, 영화관람 등 다양한 단체활동을 하고 있다. 중독자의 배우자들이나 자녀들이 서로의 아픔에 공감한다. 또 다른 중독자 가정의 어린 자녀들을 돌보며 상호 지지하는 관계를 형성한다. 사회에서 소외받고 멸시받던 이들에게 ‘가족의 형성’이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경험이다.

사회적 격리나 입원치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부적응 문제를 직업재활치료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직업자활을 통해 중독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새로운 직업환경을 조성해 마약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공동체는 2012년 ‘야긴앤보아스’라는 이름으로 인천시 가로정비사업 직업재활사업장을 개소하고, 현재도 지역 내 구두 수선대와 가로판매대 교체 작업 등을 하고 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가로정비사업을 담당할 사회적 기업을 물색하던 인천시가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제안을 해왔다. 청소년 쉼터 등에 떡을 나누는 사업을 벌이는 등 지난 시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해온 점을 높게 산 것이다. 가로정비사업을 통해 모양이 제각각이고, 노후한 시설물을 표준 디자인으로 교체해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가 세우실 것이다’라는 의미의 야긴과 ‘그에게 능력이 있다’라는 뜻의 보아스는 예루살렘 성전의 거대한 놋 기둥들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마약중독을 극복한 이들이 사회의 건전하고 든든한 기둥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이름을 지었다. 마약중독자의 회복은 중독자들이 직업을 가지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함으로써 지속될 수 있다. 대부분의 마약중독자들은 사회부적응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좌절감과 절망을 느끼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다시 마약의 유혹에 빠진다. 가로정비사업의 성과도 좋아 인천시는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개최한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발표대회에서 세출절감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돌아보면 삶의 순간이 역경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그런데 그 순간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극복했으니 마냥 역경이 아니라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대단한 성과를 이루거나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어찌 보면 이렇게 신문지면에 나의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 부끄럽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사는 사람이기에 난 행복하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054222&code=23111513&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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